2025. 1. 14. 17:47ㆍ치킨말고 독서라는 양식
나에게 몰입은 ‘희열’을 가져다 주지는 않는 것 같다.
몰입이라는 행위 자체가 희열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. 나는 어떠한 것에 가치를 두고 몰입하며 살아갈 것인가, 요즘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다.
이 책을 통해 몰입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. 돌아보면 살면서 나에게도 몰입한 순간들이 꽤 있었다. 하루종일 생각나고, 화장실에서도 생각나고, 길을 걸어가면서도 생각이 나는 몰입의 시기는 ‘생각을 한다’의 개념이 아니라 ‘생각이 나버린다‘의 개념인 것 같다. 그런데 나는 이 몰입들이 끝나고 나면 꽤나 큰 공허함이 찾아왔다. 그리고 그 공허함을 허물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야 했다. 아직까지도 그 공허함을 빠르고 쉽게 허무는 방법은 모른다. 또 다른 몰입을 찾아가는 것이 최선인 것 같다.
하지만 나는 나의 삶을 투자하면서 공들인 몰입이 끝에는 공허함으로 찾아오지 않으면 좋겠다. 충만함으로 몰입이 완료되고, 시간이 지나서도 그 몰입을 끊임없이 언급하고 싶었으면 좋겠다.
몰입이라는 행위 자체는 슬로우 씽킹이라고 하지만 어쩌면 가장 패스트 씽킹이 되지 않을까?
일상 속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인간관계, 일, 가족, 의, 식, 주 생각해야 하는 것들이 천지이다. 그런데 이 모든 것들을 최소화하고 하나의 목적에만 몰두하는 것은 목적을 도달하기 위한 가장 빠른 행위라고 생각된다. 가장 빠르게 세상과 동떨어지게 만들면서 목적을 달성하는 과정인 몰입은 적어도 나에게는 천천히 할 수 없다. 몰입은 여유롭게 천천히 해야 한다고 책에 나와있는데, 나는 몰입을 하면 할 수록 가속도가 붙는다. 그래서 주변의 모든 것들이 거추장스러워진다. 시간은 천천히 째깍째깍 흘러가고 있는데, 몰입하고 있는 나의 시간은 영화에서 시간이동하듯이 순식간에 지나간다.
몰입은 병 안에 들어간 큰 돌멩이와 같다.
책을 읽으면서 몰입이 과연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인가?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다. 내가 내린 결론은 나라는 병 안에 큰 돌멩이를 넣고, 그 다음에 점점 작은 돌멩이로 채워나가야 꽉찬 나를 만들 수 있고, 그래야 그 병이 쓰러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. 작은 돌멩이부터 넣다보면 큰 돌멩이를 넣기 위해 애쓰다가 결국 깨져버릴 것이다.
결론적으로 나의 몰입에는 ‘선택과 집중’이 너무 필요하다. 나는 너무 많은 것들에 하나하나 신경쓰느라 산만해진다. 결국 가장 중요한 큰 돌멩이를 넣지도 못하고 지쳐버린다.
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고난 후 계속 물음을 던진다.
그래서 나는 어떤 것에 몰입하며 살아갈건데?
'치킨말고 독서라는 양식' 카테고리의 다른 글
책리뷰 | 당당한 디자인 결정을 위한 9가지 방법 (0) | 2025.04.07 |
---|---|
책 리뷰 | 그렇게 쓰면 아무도 안 읽습니다 (0) | 2025.01.25 |
책 리뷰 | 데이터의 함정 (0) | 2024.11.21 |
[UX]How to good UXer? - 2탄 (0) | 2024.07.03 |
[UX] How to good Uxer? - 1탄 (0) | 2024.07.02 |